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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단톡방 비리 - OS 요원의 문제점 (1)

재건축 단톡방 비리 - OS 요원의 문제점 (1)
Photo by sebastiaan stam / Unsplash

재건축 및 리모델링 추진하며 가장 크게 걱정하게 되는 위험 요인은 단연코 조합비리 입니다. 이러한 조합 비리가 발생하면 조합원들의 당장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재건축 추진의 속도가 느려진다는데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비리의 온상이 되는 가장 큰 접점이 바로 OS요원(Outsourcing)입니다. 통상적으로 OS요원은 조합이 고용한 '홍보요원'의 역할로, 원래는 각 조합원들에게 각종 안건에 대한 내용을 알리는 역할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OS요원이 조합의 비리의 온상이 되기도 - 조합에서 OS요원을 통해 매표를 시도하거나, 혹은 부정선거에 연루기도 하며,  혹은 기존의 조합을 전복하려는 반대편 시공사, 정비업체에서 역시 OS요원을 고용하여 여론을 조작하거나 심지어는 부정선거에 연루되기도 합니다.

투표 부정

일례로,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조합의 경우 OS요원을 동원하여 투표용지를 바꿔치기 했다는 의혹으로 검찰조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비밀점 콕, 투표용지 바꿔치기” 잠실 5단지 내부 증언 터졌다 | 중앙일보
잠실5단지는 7년 전 재건축 계획안이 마련됐고, 6800여 가구로 재건축될 예정이다.
복수의 내부 제보자로부터 투표용지 바꿔치기에 대한 구체적 증언을 들었다. 또 당시 후보자 중 당선시켜야 할 대의원 후보들을 미리 표시한 일명 '정답표'(찍어야 할 후보자 옆 칸에 표시가 돼 있는 용지)가 있었다는 새로운 주장도 들을 수 있었다.
조합 관계자와 홍보도우미 2명 등 모두 3명이 투표용지가 담긴 봉투를 조심스럽게 뜯고 미리 기표가 된 다른 용지로 바꿔치기 했다"

매표

잠실주공5단지가 특별한 사례는 아닙니다. 헬리오시티의 경우 2018년 조합장 선거에서 OS요원을 통해 홍보전을 펼치며 조합장 선거에 당선되었으나 결국 검찰조사 끝에 구속된 사례 (링크)가 있습니다.

2018년 3월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구 가락시영)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각 후보 진영이 200명에 가까운 OS 요원을 동원해 치열한 선거전을 펼친 것은 업계에서 유명한 일화다. 당시 상황을 잘 하는 한 조합원은 "마치 구청장 선거 이상으로 과열된 분위기가 있었다"며 "각 후보별로 고용된 OS가 은밀히 조합원들을 만나러 다니며 경쟁적으로 특정 후보를 찍도록 유도하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OS요원들은 재건축의 빠른 진행을 위해 필요악이라고 하지만, 결국 OS요원 고용에 들어간 홍보비는 조합원들의 분담해야 할 비용입니다. OS요원의 일당이 10-20만원부터 시작하기에 수백명의 OS요원이 동원되는 조합의 비용은 시간이 지날수록 조합의 큰 부담이 됩니다.

게다가 더 무서운 사실은, OS 요원들을 통해 각종 용역계약이 과다청구되는 것 뿐만이 아니라, 조합 내 더 큰 비리를 덮는 용도로 쓰이는 것입니다.

"홍보요원들은 원칙적으로 선거 기간에 조합원 집을 방문할 수 없다. 하지만 편법을 쓴다. 일반 안건을 다루는 조합 총회를 선거 기간에 같이 연다. OS가 일반 총회를 명목으로 집집마다 방문할 수 있고 이때 특정인에게 표를 달라고 유도할 수 있다. '사업이 빨리 진행되려면 이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게 주 레퍼토리다."
″빅마우스 심는데 1000만원” 20년차 OS가 고백한 추악 비리 [재건축·재개발 복마전 2-④] | 중앙일보
복잡한 정비 사업에서 조합원들이 사업을 이해하도록 돕는 게 본래 역할이다. 정비 사업 안건을 설명하기도 하지만, 조합장을 포섭해 원하는 업체와 계약하도록 손을 쓰기도 한다. -모든 조합원이 넘어오나? =물론 경쟁 OS 업체랑 더 친한 조합원도 있다.

이렇듯 OS요원 활용의 폐해에 대해서 많은 사례가 있기에, 점점 OS요원의 활동은 드러나지 않는 음지로 향해가고 있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온라인 상에서의, 서면결의 상에서의 OS요원 활용의 문제점에 대해서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